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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강 댓글 0건 조회 925회 작성일 20-09-22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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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기행()

 

   사람들은 매일매일 반복되는 자신의 굴레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찾고 싶어서 여행을 떠난다. 먼저, 가 보지 않은 가까운 지역부터 시작해서 국내의 여러 곳을 둘러본다. 새로운 지역을 여행할 때마다 색다른 자연환경과 그 지역 사람들의 생활 모습은 물론 더 나아가서 관습과 의식까지도 깊이 있게 파악하면 그 기쁨이 배가된다. 그러나 국내 여행은 좁은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대동소이하여 좀 더 넓은 세상에 관심을 둔다. 그래서 해외여행을 꿈꾼다. 국내 여행도 시간과 경비와 같은 여건이 갖추어져야 갈 수 있으며 해외여행은 더욱 그렇다. 요즈음에는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 때 인천국제공항을 가면 형형색색의 모습을 한 여행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이 북적거린다. 젊은 부모의 손을 잡은 어린 초등학생에서부터 2.30대의 젊은 대학생, 머리가 희끗희끗한 초로의 부부까지 다양하다. 우리 같은 4.50 년 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좋은 현상이다. 그만큼 우리들의 생활 수준이 향상되어 여가생활을 즐긴다거나 국제화된 시대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을 얻거나 자신의 사업을 위하여 지구상의 나라들을 돌아다닌다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해외여행을 몇 차례 다녀보았다. 지금 같은 배낭여행이나 자유여행은 꿈도 못 꾸고 가장 손쉬운 여행사에서 기획한 패키지여행을 다녔다. 패키지여행은 여행사에서 짜놓은 여행일정에 맞춰 안내자의 인솔에 따라서 관광을 하므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여행이 이루어진다. 진정한 의미의 여행이라기보다 주마간산 격이다. 그래도 전국에서 모인 각양각색의 동지들과 여러 날을 함께한다는 묘미도 있다. 그들의 여행에 임하는 관심과 행동을 보면 이 또한 새로움이고 즐거움이다.

   나는 몇 차례 패키지여행을 다니면서 아쉬움이 많았다. 내가 관심이 있는 분야를 시간에 쫓기지 않고 세심하게 살펴볼 수 있는 여유롭고 자유로운 여행을 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자유여행을 많이 다닌 친구로부터 티베트 여행을 가자는 제의가 왔다. 그것도 여행 전문가의 안내와 교직에 근무하는 동창생으로 구성된 단출한 여행이었다. 나는 기대와 호기심으로 동행하기로 약속하고 여행 전문가와 친구들이 모여 여행의 기본계획을 논의하여 결정하고 티베트 여행에 대한 기본 지식도 공유하며 티베트 여행에 필요한 여러 가지 물품을 준비하였다. 여행은 떠나기 전에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하면서 느끼는 설렘과, 부푼 희망으로 즐거운 여행을 가서는 여행지에서 새롭게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이 우리를 흥분시킨다. 그리고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 지나간 여정을 회상하며 새록새록 추억하여 좋다. 그래서 여행도 마약과 같이 한두 번 다녀오면 계속해서 새로운 여행지를 찾게 된다.

 

   드디어 우리 일행은 518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하여 중국의 후베이 공항에 도착했다. 후베이 공항에서 다시 국내선 비행기를 갈아타고 쓰촨성 성도인 청두로 향했다. 쓰촨성은 티베트와 연접한 곳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사천요리로 유명한 지역이며 낙산대불과 중국의 고대 유적지가 많은 곳이다. 여기서 사흘간을 묵으며 쓰촨성을 관광하며 고산지대에 적응하기 위한 시간을 보냈다. 티베트의 고원같이 4,000m가 넘는 고산지대는 공기가 희박하여 산소가 부족하므로 고산병에 걸리기 쉽다.

다음날 쓰촨성에서 비행기를 타고 해발 2,000m에 있는 린츠라는 신흥 도시로 향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이는 웅장한 산들이 부드러운 솜 같은 구름에 휘감겨 있고 산봉우리는 하얀 만년설이 쌓였으며 유리알같이 파란 하늘이 어울려 환상적이었다. 꿈속 같은 한 시간이 지나서 비행기가 린츠에 도착하였다.

   비행기에서 내리자 어쩐지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 들며 머리가 멍한 생각이 들었다. 아마 고도가 높은 곳에 도착하니 내 몸이 적응을 못해서 생긴 현상인 것 같다. 잠시 있으니 현지 안내자가 왔다. 안내자는 하얀 명주로 짠 스카프를 나누어 주며 우리를 환영하였다. 하와이에 가면 꽃목걸이를 걸어주며 알로하라고 환영하는 것과 같았다.

안내자를 따라 밖으로 나가자 커다란 지프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 차는 일본 토요타에서 만든 랜드크루즈라는 산악지형에 알맞은 7인승 지프였다. 우리 일행과 십여 일 동안 함께 할 애마다. 우리 일행은 차를 타고 숙소로 가면서 안내자를 소개받았는데 베이징에서 관광학과를 다녔으며 자기는 조선족이 아니고 한족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한국 관광객을 안내하기 위하여 우리말을 배웠고 충분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춘 스무 살을 갖 넘은 아가씨였다. 안내자는 조선족이나 중국의 소수민족이 아니고 한족이라는 자부심이 매우 강해 보였다.

   그날은 호텔에 여장을 풀고 휴식을 하면서 기력을 충전하고 다음 날 안나푸르나가 보이는 곳으로 갔다. 오월 하순의 이곳은 우리나라 사월과 같아 물이 흐르는 낮은 들판에는 노오란 유채꽃이 만발하여 고향을 떠난 우리들에게 반가움을 주었다. 안나푸르나를 볼 수 있는 곳까지는 험난한 길이다. 지프로 S자처럼 구불구불한 도로를 몇 시간을 올라 전망대에 도착했다. 십여 명의 외국 관광객이 벌써 구경을 하고 있었고 우리 일행도 안나푸르나의 웅장한 규모와 아름다움에 감탄을 하였다.

   린츠에서 사흘 동안 이곳저곳 구경하면서 고산지대의 적응을 마치고 지프를 타고 티베트의 성도 라싸로 출발했다. 티베트는 우리가 잘 알듯이 북쪽으로는 쿤룬산맥과 경계를 짓고 티베트 고원의 서쪽과 남쪽 경계에는 에베레스트산을 안고 네팔과의 국경에 늘어선 히말라야산맥이 있다.

   해발 4,000m가 넘는 세계의 지붕이라고 하는 티베트는 티베트족으로 티베트 언어를 사용하며 고대 부족국가를 이루고 살다 서기 663년에 송첸캄포가 최초의 고대왕국인 토번왕국을 세운 후 많은 나라가 부침하는 변화를 이어왔다. 그러던 중 1912년에 청나라가 멸망하자 13대 달라이라마가 완전한 독립 국가를 선언하였다. 그 후 194010, 14대 달라이라마 때 중국 인민해방군이 침략하여 중국의 시짱 자치구로 만들어 관리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티베트인들은 14대 달라이라마를 정신적 지주로 현재도 꾸준히 완전한 독립 국가를 이룩하기 위하여 투쟁하고 있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옛날에는 고산지대라서 교통이 불편하고 토질도 척박하고 기후도 좋지 않아 살기가 어려워 외부와의 교류가 없고 티베트인들만 자신의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며 살고 있었으나 지금은 각종 천연자원의 보고로서 중국이 눈독을 들이고 전 지역에 도로망과 철도 항공망을 건설하여 티베트의 경제권을 80% 이상 장악하고 있으며 중공군을 주둔시켜 자주 발생하는 독립투쟁을 감시하고 있다고 한다.

   린츠를 출발하여 라싸로 가는 도중 도로에서 손바닥에 나무판을 끼고 무릎에는 가죽을 덧댄 옷을 입고 삼보일배를 하는 가족을 보았다. 마침 다음 날이 부처님 오신 날이어서 라싸에 있는 조캉사원에 가는 길이라고 한다. 이런 가족들은 먼 곳에 사는 사람들은 보름 전부터 손수레에 생활에 필요한 살림살이를 모두 싣고 온다고 하니 티베트인들의 부처님에 대한 신앙심이 어떠한지를 가히 짐작할 수 있었다.

   린츠를 떠난 후 꼬박 한나절을 지나 저녁에 라싸에 도착했다. 티베트의 성도인 라싸는 밤인데도 우리나라의 중소도시만큼 화려하고 건물도 현대식 건물이며 식당과 술집, 거리 등에는 세계 여러 나라의 관광객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지금까지 보았던 목가적인 티베트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우리 일행도 그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호텔로 가서 내일을 기다렸다.

   아침 식사를 하고 시내에 있는 조캉사원을 갔다. 조캉사원은 우리나라 조계사와 같은 티베트불교(라마교)의 본원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사원 앞 넓은 광장에는 수없이 많은 신도들과 관광객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티베트인들은 사원의 이곳저곳을 돌며 기도와 염불을 하고 일반 관광객들은 정해진 코스를 따라 사원을 구경하였다.

   라마교는 티베트를 비롯하여 네팔, 부탄, 몽골, 중국의 서북부 지방, 인도의 서북부인 라다크 지방 같은 고산지대에 널리 전파되어 있고 우리나라 불교와는 상당히 다른 느낌을 받았다. 사원 건물은 그 지역의 자연환경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우리나라나 일본, 중국과도 조금씩 다르고 불상의 모양도 다르며 사원 내부의 구조나 장식도 달랐다. 그리고 사원의 지붕 위에는 사슴이나 양 같은 동물의 모양을 용마루 위에 장식하였다.

   조캉사원은 라싸 시내에 있지만 다른 사원들은 3,700여 개가 있었으나 지금은 13개뿐이라고 한다. 사원과 승려를 중심으로 독립운동을 전개하기 때문에 중국에서 폐쇄하였다고 한다. 이 말을 듣고 일본이 우리나라를 지배할 때가 생각나서 순진무구한 티베트인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티베트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이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과 설산이 빙 둘러쌓여 있는 천상의 고원에 나무 한 그루 없는 거친 황야에는 어김없이 룽다와 타르초가 위안처럼 꼭 나타난다. 룽다는 긴 장대에 세로줄로 매단 한 폭의 기다란 깃발로 바람에 휘날리는 모습이 말 갈기와 비슷해서 바람의 말(風馬)이라고 하고 타르초는 오색의 네모난 깃발을 긴 줄에 매달아 바람에 날리게 한 것으로 얼핏 보면 초등학교 운동회의 만국기를 연상케 한다. 타르초는 글자를 모르는 사람들이 불교의 경전과 기도문을 적은 깃발을 바람에 날리며 소리를 낼 때마다 불경을 읽은 것으로 생각하여 풍염경(風念經)이라고 한다. 타르초는 청색, 백색, 황색, 녹색, 적색의 순서로 매다는데 청색은 하늘, 백색은 구름, 노랑은 땅, 녹색은 물, 적색은 불을 나타내며 불성과 생명을 상징하는 우주 만물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서낭당이나 당산나무에 오방색 천을 매단 것과 같았다. 그리고 사원에서 사람의 발길이 많이 닿는 곳에는 어김없이 마니차(佛經桶)가 수십 수백 개가 나란히 걸려있다. 마니차는 우리나라 이발소의 표식처럼 생간 원통으로 통 속에는 경전을 쓴 종이를 넣었으며 겉에는 만트라(영적 물리적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믿는 발음, 음절 낱말, 구절)가 새겨져 있다. 마니차를 손으로 한 바퀴 돌릴 때마다 죄업이 하나씩 없어진다고 하여 마니차가 있는 곳을 지날 때마다 손으로 돌라는 것이 일상이다.

   티베트 사람들은 혹독한 기후와 황폐한 자연환경에서 오직 부처님께 의지하며 더 나은 내세를 꿈꾸며 살아왔는지 모른다. 그러기에 그들의 발길이 닿는 곳에는 항상 알록달록한 오색 깃발의 룽다와 만국기처럼 펄럭이는 타르초가 눈에 들어온다.

 

   내일은 티베트 여행의 백미인 포탈라궁을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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